김포시장, 돼지열병 전국 확산 우려 속 15일 방중
김포시장, 돼지열병 전국 확산 우려 속 15일 방중
  • 조충민 기자
  • 승인 2019.10.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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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장관, 김포 직접 거론하며 “방역 강화 당부”
양주시의회, “방역강화 위해 다음 달 해외연수 취소”
시민들, “내용 보니 별 소득은 없는 듯” 등의 반응
시 관계자, “상황 깊이 고려한 끝에 방문 결정” 밝혀
정하영 김포시장은 지난 2월24일~26일 일본을 방문, 카트라이더 시승 체험을 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지난 2월24일~26일 일본을 방문, 카트라이더 시승 체험을 했다./사진=김포시청

접경지 연천과 철원의 야생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판정을 받는 등 ASF 확산 공포가 전국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정하영 김포시장이 15일부터 중국 출장길에 나서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직 ASF 미발생지역인 양주시의회가 ASF의 철저한 차단 방역에 힘을 모으기 위해 국외연수까지 취소하는 마당에 관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 또는 수매한 김포시 시장이 자리를 비우는 행동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에서 "접경지역인 연천과 철원 야생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각각 확진됐다.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접경지역 지자체는 지금보다 한층 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즉시 시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장관은 또 "접경 지역의 하천 주변과 인근 도로, DMZ, 김포와 강화의 해안가 등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라"고 언급하며 김포에 대한 방역 강화를 특별히 당부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김포시는 지난 11일 ‘정하영 시장,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 위해 중국 방문’ 제하의 보도자료를 모든 언론에 배포했다.

시는 이 보도자료를 통해 ‘정하영 시장이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투자 유치를 위해 15일~18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산동성 랴오청시를 방문한다.정 시장은 중국 내 전기버스 1위 업체인 중통버스와 전기배터리 제조사인 큐브에너지를 방문, 연구시설 등을 견학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에서 국제자매결연도시인 하택시도 방문, 양 도시 간 협력분야 모색을 위해 하택시의 문화·관광·경제 분야 등도 시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포시는 앞서 지역 내 23개 돼지농장에서 기르던 돼지 총 4만5763두를 지난 10일까지 살처분 또는 수매함으로써 김포에는 돼지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됐으며 양돈 농가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김포시는 농업기술센터 거점초소 1개소, 강화대교, 초지대교 등 이동초소 7개소, 농가초소 16개소 등 24개의 방역초소를 운영 중이고 1일 평균 김포시청 등 공무원 70명, 경찰 42명, 농‧축협 직원 18명, 용역 등 민간인 40여 명 등 총 170여 명이 농가초소 등에 투입되고 있다.

이처럼 김포시 공무원들의 방역초소 투입으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 시장의 중국 출장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정 시장의 중국 출장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내용 보니 별 소득은 없는 듯하고 그냥 세금 가지고 여행한다 생각하면 되겠네요”, “중국 자국 내도 경제 상황 안 좋아서 투자 신중모드고, 투자금 반출도 힘든 상황인데…, 무슨 생각으로…, 그냥 맛난 거 많이 드시고 오십시오”, “전기차 테마 단지면 현대차, 기아차 만나야 하는 거 아님? ㅎㅎ 현대 중국법인 만나시려고?”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수립된 일정이고 중국 측에서 마련한 행사에 우리가 맞춰서 가는 상황이라 변경할 수도 없다"며 "돼지열병의 살처분도 모두 완료돼 상황을 깊이 고려한 끝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주시의회는 다음 달 7박9일 동안 예산 6700만 원을 들여 시의원 8명과 수행 공무원 9명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일대와 뉴질랜드 북섬으로 국외연수를 다녀올 예정이었으나 지난 11일 연수를 전격 취소했다.

양주시의회는 경기북부에서 ASF가 발병해 양주시 전 직원이 밤낮 없이 검역‧방역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연수를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김포시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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