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에서 조선 조석 기준 시각 측정”
“조강에서 조선 조석 기준 시각 측정”
  • 김포타임즈
  • 승인 2019.04.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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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자 권덕규의 ‘조강물참 이야기’에 등장
최시한 숙대 교수, 최근 자료 발견 뒤 내용 소개

숙명여대 최시한 교수는 지난 4월17일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제143회 콜로키움에서 “권덕규 지음 「조강물참」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최 교수는 최근 조강(祖江)에 대한 책을 집필하던 중 권덕규의 조강물참 자료를 발견하여 이를 소개한 것이다.

예로부터 조강연안의 조차(潮差:밀물과 썰물 간의 수위의 차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했으며, 우리나라 물때의 기준이 된 조강물때는 다른 해안 지역에서는 찾을 수 없는 김포의 특별한 역사문화스토리로 꼽힌다.

조강물때에 대한 언급은 역사 기록에 종종 등장하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 고려 말 이규보(1168~1241)가 지었다고 하는 「축일조석시(逐日潮汐詩)」가 유일하다. 이규보의 시를 노랫말로 지어 쉽게 불렸다던 토정 이지함의 이야기도 있으나 그 노랫말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80여 년 전 국어학자 권덕규가 쓴 「조강물참」 의 기록은 매우 귀중한 자료로 주목된다. 권덕규는 주시경(周時經)의 제자 중 한 명으로 1921년 조선어연구회(朝鮮語硏究會) 창립에 참여했던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 국어학자다.

1935년 《매일신보》에 고향인 김포와 관련하여 「손돌이 추위」(1935.12.3.), 「조강물참」(1935.12.6.) 등의 산문을 실었다. 이번 최 교수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권덕규는 「조강물참」 에서 고려시대 전승자료로, 이규보의 「축일조석시」를 고증하고 풀이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닷물의 물때는 반드시 조강(祖江)을 표준삼는데 조강에서 조선(朝鮮) 조석의 기준이 되는 시각을 측정한 까닭이다. 이규보는 이전부터 전해오던 조석시간을 오언(五言)의 시로 표현하였다.

삼토삼용수(三兎三龍水) (토끼는 묘시(卯時), 용은 진시(辰時))

삼사일마시(三蛇一馬嘶) (뱀은 사시(巳時), 말은 오시(午時))

양삼원역이(羊三猿亦二) (양은 미시(未時), 원은 신시(申時))

월흑부여사(月黑復如斯)

시를 해석하면 조강에서 밀물이 가장 많이 들어차는 물참 때는 1일에서 3일까지 3일간은 묘시(오전 5~7시), 4일에서 6일까지 3일간은 진시(오전 7~9), 7일에서 9일까지 3일간은 사시(오전 9~11시), 10일 하루는 오시(오전 11시~오후 1시), 11일에서 13일까지 3일간은 미시(오후 1~3시), 14일에서 15일까지 2일간은 신시(오후 3~5시)에 들어온다. 보름 이후에는 다시 이와 같다.

이는 앞의 보름과 뒤의 보름을 나누어 지은 시로서, 앞보름의 물참을 알면 뒷보름의 물참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초하루부터 초사흘까지 사흘간의 첫 번째 물참이 묘시(오전 5시~7시)이면 매일 두 번째 물참은 유시(오후 5시~7시)이다.

반대로 달이 이지러지기 시작하는 열엿새부터 열여드레까지 사흘간의 첫 번째 물참은 유시(오후 5시~7시)이고 두 번째 물참은 묘시(오전 5시~7시)이다. 즉, 보름을 기준으로 앞보름과 뒷보름이 밤낮의 순서가 바뀔 뿐 같은 양상으로 되풀이되는 것이다.

같은 한강 연안이라도 조강과의 거리에 따라 물참이 달라 호서는 경기보다 이르고, 호남이 호서보다 더 이르며, 영남과 동해가 더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조강 물참’을 일컫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많이 나고, 통진 조강포가 국내의 포구마을 가운데 유명하다. 조강에는 통진 조강(김포)과 풍덕 조강(개풍)이 있는데 나루 마을로는 풍덕 조강보다 통진 조강이 나았다.

권덕규의 글을 통해 과거 뱃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조강물참에 대한 내용과 사회적 배경, 조강물참으로 인해 더욱 유명세를 타고 번성하였던 통진 조강포구의 모습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최시한 교수의 이번 발표문은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의 『서강인문논총』 제54집에 게재될 계획이다. 최 교수는 현재 조선시대부터 개화기, 근현대기에 이르는 조강의 역사와 문화와 대한 이야기 형식의 다큐멘터리 책자 ‘(가제)조강이야기’를 집필 중으로, 올 하반기 출간 예정이다. 문의 (재)김포문화재단 문화유산팀(031-996-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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