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지산지소’를 꿈꾸며…
‘에너지 지산지소’를 꿈꾸며…
  • 조충민 기자
  • 승인 2019.05.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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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에너지분권' 시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전라북도 완주군에서 지난 2008년 로컬푸드 운동이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됐고 김포 지역에도 로컬푸드 매장이 있다.

지산지소 운동은 말 그대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움직임이다. 로컬푸드 운동은 농산물에 대한 지역 내 자급자족을 강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자가 보다 신선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1석2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또 로컬푸드 운동은 농산물이 멀리 떨어져 있는 소비지로 운송되면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나 기름 등의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한 환경운동의 성격도 갖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주) 이사회가 최근 김포 학운2산업단지 내 김포(LNG)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원안 가결(본보 5월8일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포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시민들은 “인천 검단신도시에 들어설 7만3204세대에 대한 전기 및 열 공급 시설을 왜 김포에 건립하느냐”고 지적한다. 일부의 주장이긴 하지만 “한강신도시를 비롯한 김포 지역 6만8천여 세대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난방 시스템이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발전소로부터 공급 받는 것이니 ‘쌤쌤(same에서 비롯된 속어, 같다를 뜻함)’”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포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을 단지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하기 보다는 이제는 ‘에너지 지산지소’라는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강신도시에 열 공급을 위해 서인천복합발전소부터 한강신도시까지에는 약 31km에 이르는 열 수송관이 현재 묻혀 있다. 학운2산업단지에서 한강신도시까지의 거리는 채 10km가 안 된다. 서인천복합발전소부터 검단신도시까지 거리는 약 15km 정도다.

농산물 지산지소 운동이 지역 내 유통을 통한 대기오염 저감 등 환경운동의 성격도 띠는 것처럼, 에너지의 경우도 이동거리가 길어지다 보면 물류비용이 추가되고 환경오염 등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역시 사용하는 곳에서 생산하는 게 합리적이다. 지역 특성에 맞게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자치분권이 요구되는 상황에 이르렀듯 이제는 에너지분권도 필요한 시대다. ‘에너지 지산지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당위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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