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FC, 과욕으로 악수를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김포FC, 과욕으로 악수를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 조충민 기자
  • 승인 2021.10.19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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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시민의힘’ 19일 논평…성급한 프로리그 진출 시도에 제동

김포 ‘시민의힘’이 19일 ‘김포FC, 과욕으로 악수를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하의 논평을 내고 김포FC의 성급한 프로리그 진출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포FC 프로리그 진출 동의안은 지난 9월 열린 김포시의회 제212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재원조달 방안 미비 등을 이유로 부결됐으나 19일부터 개최되는 제213회 임시회에 다시 상정됐다.

<논평-김포FC, 과욕으로 악수를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김포시 보조사업으로 지난 2013년 설립된 김포시민축구단이 김포시민의 화합과 스포츠 중심도시 이미지 구축 등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2021년 재단법인 김포FC가 출범했습니다.

현재 10개 팀으로 운영되는 K리그2를 12개 팀으로 늘린다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제안에 따라 세미프로축구 K3리그 구단인 김포FC가 출범 1년 만에 프로리그(K리그2)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고 시의회에 출자동의안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김포FC는 스포츠 관람 문화 정착을 통해 수도권 신생 스포츠 도시 이미지 구축과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시스템 구축으로 축구 인재 육성 등 축구 저변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재)김포FC 프로리그 재원 운영 계획”에 따르면 시설 확충비를 제외하고서도 연간 60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자칫 돈 먹는 하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지 시민의 우려 또한 클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프로리그 2부 리그 참가를 위해서는 5억원의 가입비와 5000만원의 연회비를 내야 하며 20명 이상의 사무국과 TV 중계방송 부스 등의 시설을 갖춘 5000석 이상의 구장과 구단 산하에 U-10, 12, 15, 18 등 연령별 유소년팀 운영도 가입 조건입니다.

문제는 연간 50억 원에 이르는 사무국과 선수단, 구장 운영비 등을 위한 재원입니다. 코로나19 시국에 기업체 후원도 사실상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년 수십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자칫 시작은 창대하였지만 나중에 계륵이 될 수 있기에 시민들의 요구는 3부리그를 몇 년 뛰어보면서 구단의 중장기 플랜을 책임질 능력있는 프런트 직원들의 채용을 통한 꼼꼼한 재단 시스템 확립과 디테일한 재정 운용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옆 동네 부천FC 경우 2013년에 15억원, 2014년 13억, 2015년 11억, 2016년 9억, 2017년 7억원 등 5년간 55억원의 시 보조금을 받고 이후부터 자립구단으로 독립하겠다는 계획으로 부천시의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2부 프로리그에 진출한 부천FC는 현재까지도 부천시로부터 매년 50억원 상당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며 성적은 하위권에 맴돌고 있습니다. 또한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한 차입금 및 미지급 부채도 30억 원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사실상 시 예산으로는 구단운영에 한계가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체 후원, 자립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유료관중 수입 또는 광고 수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이 또한 난망하며 “김포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될 것”이라는 기대에 비해 매년 투입해야 할 시민 세금이 너무 큽니다. 자생할 수 없는데도, 기초지자체에 프로축구를 자기 돈 내고 즐길 사람이 충분치 않는데도 굳이 프로구단으로 가야합니까?

노파심이지만 김포FC 2부리그 진출이 시민들의 강렬한 열망과 요구, 참여보다는 단체장의 업적 만들기, ‘대중의 관심’에 늘 목마른 선출직들의 지배력 향상이나 축구인들의 밥그릇 늘리기에 서로 합작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라면 찬밥신세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시에서 직접 지원하는 돈뿐 아니라 지자체 산하 기업이나 관련 기업들을 우회해서 세금을 지원하는 받는 것이 구단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래서 지자체장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야 구단이 돌아간다면 이는 지자체에 종속된 구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자금 동원력의 한계로 스타 플레이어 영입이 힘들거나 팀 간 선수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선수 시장의 특성상 스타급 선수를 키워내더라도 지켜내는 것이 힘들 땐 성적이 하위권에 고착화되는 것 또한 문제일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FC는 예상 금액보다 표가 팔리지 않기가 일쑤여서 시청 산하 공무원들에게 강매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이런 강매 논란으로 인해 각 지역 공무원 노조가 반발해 성명서를 발표한 일도 있으며 또한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를 등에 업은 구단의 부탁은 결코 순수할 수 없어 이 역시 FC구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축구라는 한 가지 종목에 수십억을 들여서 유지하는 이유를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들의 복지와 문화예술 향유를 위하는 비용이라면 지역 소공연장, 연극관, 영화관, 도서관, 실내수영장, 생활스포츠센터 등 무수히 많은 문화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돈이며 또한 그 돈은 중소상공인이나 영세자영업자, 저소득시민들에게 더 촘촘하게, 알뜰하게 지원할 수 있는 우리의 세금입니다.

2021. 10. 20.

시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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