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한강하구에서 월동하고 번식지로 떠났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재두루미가 최근 어김 없이 김포평야를 찾아왔다.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순영)는 지난 11월 26일 김포시 고촌읍 태리에서 먹이활동 중인 재두루미 가족을 발견하였다고 9일 밝혔다.
윤순영 이사장은 “재두루미는 한강하구에서 11월 20일부터 관찰되었으며 최근 고촌읍 태리에서 4개체로 구성된 재두루미 한 가족이 관찰되었다. 매년 홍도평야와 태리, 평리 농경지에 나뉘어 관찰되던 재두루미가 주요 취·서식지였던 홍도평야 농경지가 아닌 태리 농경지에서 관찰되는 현상은, 최근 무분별한 농경지 훼손으로 홍도평야의 취·서식지를 잃게 되자 인근의 태리 농경지로 옮겨가는 이동변화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이사장은 이어 “매년 겨울이면 재두루미가 김포시를 찾아온다는 것을 더 이상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포의 소중한 겨울 진객 재두루미의 취·서식지 보전을 위한 특별 대책 수립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강하구 재두루미 취·서식지 보전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두루미가 5년 이내에 김포지역뿐만 아니라 한강하구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수 있다”고 전망하며 “과거 우리나라 최대 재두루미 월동지였던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가 매립사업으로 인해 취·서식지를 잃었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동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 세계에 6000~6500개체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재두루미는 1970년대만 해도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한강하구에 매년 2500~3000개체가 도래했지만, 매립사업 이후 자취를 감춘 뒤 현재는 단 30여 개체의 재두루미만이 한강하구를 찾아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