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 김포타임즈
  • 승인 2019.06.1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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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본부장 자격규정변경…선현 말씀 떠올라

옛 선비들은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않았고 오이 밭에선 신을 고쳐 신지 않았다. 남에게 오해 받을 행동은 처음부터 하지 말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이러한 선현들의 가르침을 거스르는 일련의 사태가 최근 김포문화재단을 둘러싸고 일어나 김포 지역사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포시의원들이 지난 13일 ‘임명 즉각 취소’를 요구한 김포문화재단 A본부장 사태가 그 중심에 있다.

문화재단은 지난 달 A본부장 채용에 앞서 지난 3월8일 열린 재단 이사회에서 임기직 3급(본부장)의 인사규정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하영 김포시장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직 시장이 당연직 대표 등으로 등재돼 있는 김포시 출자, 출연 공공기관은 5곳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 이사회에 현직 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하영 시장이 참석한 이날 재단 이사회는 무기명 투표가 아닌,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임기직 3급(본부장) 자격 요건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변경 전 인사규정에서는 임기직 3급(본부장) 자격이 ‘석사학위 이상의 학위 취득자로서 문화예술관리경력 7년 이상인 자, 학사학위 이상의 학위 취득자로서 문화예술관리경력 10년 이상인 자’였다.

하지만 이날 인사규정 변경 때 3급 자격을 ‘문화예술관리경력’에서 ‘관리’를 삭제하고 ‘문화예술경력’으로 바꿨다. ‘관리’의 의미는 문화예술분야 단체장 경력을 의미하는 것이며 신임 A본부장은 ‘문화예술관리경력’을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하영 시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뤄진 이 같은 자격 규정 변경은 과연 단순한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이었을까? 지역 사회의 중론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쓴 전형적 사례”라는 지적이다.

한편 A본부장이 정하영 시장을 알게 된 계기는 지난 해 지방선거 때 정하영 시장 후보의 방송출연을 앞두고 두어 번 후보의 화술(話術) 교정을 해준 게 인연이 됐다는 증언이 정하영 시장 후보 선거 캠프 복수의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A본부장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정하영 시장) 후보자를 보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비이락’에 이어 ‘진실게임’ 양상마저 더해지는 이번 사태의 종착점이 어디일지 시민사회의 관심이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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