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기대감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하루
벅찬 기대감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하루
  • 조충민 기자
  • 승인 2019.07.01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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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만에 이뤄지는 남북미 정상 DMZ 조우에 기대 커
광개토대왕릉 바라보며 중국 동북공정에 안타까움 가득
김포평화문화연구소 시찰단 중국 고구려유적 등 답사
광개토대왕 비가 아니고 호태왕비로 적혀있는 광개토대왕비.

[중국 집안시=조충민 기자] 남북평화 교류와 관련한 벅찬 기대감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안타까움이 교차한 하루였다.

한미 정상이 6월30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오후 DMZ 내 남북미 정상 간 조우를 위해 실무적 준비를 한창하고 있던 역사적인 순간.

김포평화문화연구소(소장 유영록·전 김포시장) ‘3·1운동,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중국시찰단(이하 시찰단)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 간 DMZ 회담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뉴스 속보를 접하며 이날 오전 광개토대왕릉 방문을 위해 중국 통화시에서 집안시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광개토대왕릉 인근에 도착하자, 바로 건너편 북한 자강도 만포시 광업소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북한 광업소 모습을 바라보고 시찰단 모두는 하루빨리 북미 합의가 이뤄져 김포에서 (중국을 거치지 않고) 백두산까지 차량으로 직접 이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염원하며 오후 12시30분(현지 시간)쯤 광개토대왕릉을 찾았다.

남북미 정상간 깜짝 만남에 대한 벅찬 기대감은 광개토대왕릉을 둘러보며 이내 안타까움으로 변했다.

홍길동이 ‘호부호제(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동생을 동생이라고 부른다)’를 못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듯한 마음이 들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광개토대왕비 보존을 위해 지어진 정자.
광개토대왕비 보존을 위해 지어진 정자.

중국 정부는 광개토대왕비 보존을 위해 정자를 짓고 정자 안에 높이 6m에 달하는 거대하고도 육중한 광개토대왕비를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자 이름은 ‘광개토대왕비’ 정자가 아니고 ‘호태왕비’ 정자다. 정자 건축 양식도 중국식이다. 광개토대왕이 광활한 영토를 개척한 우리 고구려의 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는다면 중국 황제의 지배를 받았던 변방 어느 성(城)의 왕의 비문 정도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의 동북공정 정책의 하나다. 고구려, 발해 등 우리 민족의 역사를 중국 역사로 바꾸고 싶은 중국인들의 속내가 여실히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현지 가이드는 “안타깝지만 이곳에서는 가이드들의 (광대토대왕에 대한) 설명이 금지돼 있다. 마음 속으로 고구려 광개토대왕을 생각하며 쭈욱 한 번 둘러보시라”고 안내를 했다.

이같은 현지 사정 때문에 시찰단 일행은 광개토대왕릉 방문 전, 차량 안에서 광개토대왕 및 고구려 역사와 관련한 비디오물을 통해 사전 학습을 한 바 있다.

일제는우리 민족 정기 말살을 위해 광개토대왕비를 훼손하기까지 했다.
일제는우리 민족 정기 말살을 위해 광개토대왕릉을 훼손하기까지 했다.

일제가 우리 민족 정기를 압살하기 위해 얼마나 광분했는지는 광개토대왕릉을 보면서 실감할 수 있었다. 축조 당시 릉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릉의 4개면에 각각 3개씩의 큰 돌을 받혀 놨는데 일제의 폭파로 한 면의 큰 돌 하나가 사라졌고 이로 인해 릉 아래 쪽 돌 일부가 약간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유영록 소장은 광개토대왕릉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늘은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날이다. 정전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날, 우리 시찰단이 과거 우리 민족의 영토였던 광개토대왕릉, 장수왕릉 등 고구려 땅을 밟아 보게 됐다 ”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 소장은 이어 “김포시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전국 최초로 ‘평화문화 1번지 김포’를 선언한 바 있다. 앞으로도 우리 김포가 남북 평화문화 1번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찰단은 6월28일~7월2일 4박5일 일정으로 백두산과 고구려 문화유적, 일제 하 저항시인 윤동주 생가 등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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