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평화문화연구소 중국시찰단 동행 취재기[2]
김포평화문화연구소 중국시찰단 동행 취재기[2]
  • 조충민 기자
  • 승인 2019.07.07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일차-장백폭포, 백두산 천지(북파 코스)
비 오고 안개마저 심해 천지 보기는 어려워 보였으나
천지에서 2시간 해 뜨길 염원…하산 15분 전 모습 드러내
길지도 않은 5분 동안 천지와 북한군 초소 보는 광영 누려
장백폭포 물줄기 양쪽 하얀 덩어리로 보이는 게 녹지 않은 눈이다.
장백폭포 물줄기 양쪽 하얀 덩어리로 보이는 게 녹지 않은 눈이다.

김포평화문화연구소(소장 유영록·전 김포시장) ‘3·1운동,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중국시찰단(이하 시찰단)은 시찰 2일차인 지난 6월29일 우리 민족의 성지인 백두산 천지와 장백폭포를 북파 코스로 방문했다.

전 날 거의 밤 12시(이하 현지 시간)가 다 돼 숙소에 들어갔지만 백두산 천지를 본다는 설렘에 새벽 5시30분쯤 일어나 오전 7시쯤 숙소를 빠져 나왔다.

날씨는 흐리고 안개도 낀데다 비마저 내려 백두산에 올라 봐야 천지를 보기는 난망해 보였다. 바람이 많이 불면 바람에 안개가 걷히고 천지를 볼 수도 있다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에 시찰단은 바람이라도 세게 불어주기를 기원했다.

당초 천지를 보고 장백폭포를 방문하는 일정이었으나 기상 상태를 감안, 천지 도착 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게 그나마 천지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현지 가이드 제안에 따라 장백폭포를 먼저 찾았다.

장백폭포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쯤. 일 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주말인 토요일이라 그런 지 중국인 관광객을 포함, 일대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장백폭포에서 그 많은 인파를 접하며 북한이 개혁·개방에 빨리 나선다면 백두산 관광지 입장료 등 많은 관광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거고 그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도 상당 부분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지 안내석.
천지 안내석.

장백폭포를 돌아보고 백두산 천지에 도착한 시각은 낮 12시 무렵. 여전히 비는 추적추적 오고 안개도 심했다. 바람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안개를 걷어낼 정도의 위력은 없어 보였다. 1시간 뒤에 관광안내소 앞에서 다시 모이기로 약속을 하고 시찰단은 각자 기념촬영을 해 가며 비 내리는 천지를 둘러봤다.

천지 안내석 앞은 기념촬영을 하려는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안내석 앞에 서자 천지는 안개 때문에 도저히 앞을 분간하기 힘들어 보였다.

빨리 하산해서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게 훨씬 좋을 듯 했다. 집결시간인 오후 1시쯤 관광안내소 앞에서 모두 모였다. 하산하는 줄 알았는데 현지 가이드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그는 “언제 또 백두산에 다시 올 지도 모르고 모처럼 힘들게 왔는데 그래도 천지를 한 번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원한다면 1시간을 더 기다려 보고 아니면 바로 하산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의견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일행의 분위기는 대체로 즉각 하산인 듯 했다. 하지만 거수투표를 하자 상황은 반전됐다. 1시간을 기다리자는 쪽이 과반을 넘었다. 조용(?)한 다수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날씨를 보니 1시간을 기다려봐야 별반 나아지질 않을 거 같았지만 다수결 원칙을 따랐다. 백두산 정상의 기온은 상상 외로 추웠다. 일행 대부분은 다행히 겨울 파카를 미리 준비해 추위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으나 겨울옷을 준비 못한 일부는 추워서 몸살기가 살짝 오고 있었다.

할 일 없이 관광안내소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는데 하늘의 도움인지 1시40분쯤 구름이 걷히는 듯했다. 이어 5분 뒤쯤 구름을 비집고 해가 빠꼼히 5분 정도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안개 때문에 온전한 천지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천지의 윤곽은 볼 수 있었다. 건너 편 북한 땅의 북한군 초소도 볼 수 있는 광영(?)마저 누릴 수 있었다. 두만강에서 느낀 분단의 아픈 현실이 다시 한 번 다가왔다.

시찰단은 백두산을 내려와 다음 날 일정을 위해 통화시로 이동을 시작했다. 차량 이동 시간만 6시간 정도가 걸렸다.

차량이 달리는 중에도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다. 현지 가이드는 “지금 내리는 비는 자연적인 비가 아니고 인공강우다. 날이 너무 가물어 농사에 지장을 줄 거 같으면 이렇게 수시로 비를 내리게 한다”고 설명을 해줬다. 우리 정부가 지난 2월 첫 인공강우 실험을 했으나 실패했던 아픈 기억이 떠 올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