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비판 ‘준비된 시의원’ 모두 어디로 갔나?
견제·비판 ‘준비된 시의원’ 모두 어디로 갔나?
  • 조충민 기자
  • 승인 2019.07.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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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김포도시철도 재 연기에 의원 총사퇴 촉구

김포도시철도 재 연기를 계기로 그 동안 잠복해온 김포시의회 무용론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자 발빠르게 6일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며, 견제‧감시기관으로서의 의회 역할에 대한 시민의 따가운 비판에 머리 숙여 사과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입장문이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시민들은 시의원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이 화가 난 이유는 시의회 입장문에서도 스스로 인정했듯이 그 동안 시의회에 견제·감시 기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시의회가 현장 점검을 하는 어느 순간에는 시의회인지 시 집행부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협치 라는 미명 아래 굵직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시의회가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해 왔다. 시 집행부가 조례안과 관련 예산안을 동시에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시의회를 거수기 정도로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도 안건 의결을 해 준 사례도 있다.

김포도시공사 개발업무, 시 정책자문관, 김포문화재단 본부장 건 등 산적한 현안과 관련, 시 집행부에 대해 비판과 견제 기능을 제대로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내부 비판과 견제에 나서왔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역에서 뭐 그렇게 심하게까지 (시 집행부에 대해 비판과 감시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원 상호 간 견제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종혁 시의회 부의장이 지난 6월10일 열린 시의회 제192회 정례회 제4차 도시환경위원회에서 “김준현 더불어민주당 김포시을 지역위원장의 김포도시철도 비상임 감사 임명이 전형적 보은인사 아니냐”고 시 관계자를 대상으로 따져 묻는 가운데 ‘오늘 안건(결산 승인의 건)과 관련 없는 내용은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김포도시철도 감사는 김포도시철도 업무 전반 및 안전, 정시 개통 등 매우 중요한 사안들을 들여다봐야 하는 자리다. 당일 안건인 결산승인 보다도 7월27일 개통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도시철도 문제가 수백배 중요하다.

앞서 김포도시철도 노동조합이 지난 5월9일 정시 안전 개통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도환위 자리였다. 결국 김종혁 부의장은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한 채 발언을 마쳐야 했다.

물론 결과론이긴 하지만 이날 도시철도 감사와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관련 조사특위가 구성됐다면 다양한 점검과정에서 차량 떨림과 정시 개통 가능 여부 등에 대한 확인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때늦은 감이 매우 크지만 시의회가 8일 오전 의원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와 관련,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라도 시의회의 비판과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한 번 보여주기를 시민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시의원들 가운데 지난 해 지방선거운동과정에서 ‘시 집행부와의 협치’를 공약으로 내 건 의원은 없다. 모두 비판과 견제를 위해 준비된 의원이라고 주장하며 시의원에 당선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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