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 줄 수도 없고 안 해 줄 수도 없고…”
기자수첩=“해 줄 수도 없고 안 해 줄 수도 없고…”
  • 조충민 기자
  • 승인 2022.09.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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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행복위, 원마트 임차계약 뒤 예산승인요청에 ‘대략 난감’

“해 줄 수도 없고 안 해 줄 수도 없고, 도대체 이 거 어떻게 할 겁니까?”

제8대 김포시의회가 개원하고 처음으로 지난 달 26일부터 열린 제219회 임시회를 맞고 있는 행정복지위원회 위원들의 고심이 깊어만 가고 있는 가운데 안건 심의과정에서 김종혁 위원이 두 번 반복한 말이다.

김 위원은 행정국 회계과에 대한 8월30일 올해 업무보고와 9월2일 제2회 추경안 심의에서 답답한 속내를 똑 같은 워딩으로 토로했다.

김포시 집행부가 의회 사전 보고나 예산 승인도 없이 민선7기 임기 종료 하루 전인 지난 6월29일 사우동 원마트 4층 전체 684평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이번 제2회 추경안에 임차료 등을 계상하면서 시의원들의 고심이 시작됐다.

원마트 임차와 관련한 예산은 보증금 5억원, 인테리어비 6억원, 사무환경 개선비 5천만원과 월 차임 5500만원(계약기간 2022년 8월26일~2027년 7월25일)이다.

행복위에서 원칙과 절차에 따라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 이미 집행된 인테리어비와 사무환경개선비 6억5천만원은 만지지도, 써보지도 못한 채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여기에 더해 최소한으로 잡아 보더라도 위약금 5천만원, 인테리어 철거비 1억원, 임차기간 경과에 따른 일할 임차료 1천830여만원(9월4일 기준) 등을 모두 합산하면 8억1천여만원이 한 순간에 휴지 조각이 되고 만다.

경제문화국이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는 원마트 인근 e프라자 계약기간 만료가 9월이다. 게다가 9월 중으로 신규 직원 90여명의 충원이 예정돼 있다.

원마트 임차 관련 예산안이 삭감되면 8개과 200여명의 직원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 시민 혈세는 혈세대로 8억여원을 날리고 직원 200여명이 근무할 장소가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답답한 마음에 “해 줄 수도 없고 안 해 줄 수도 없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원마트 임차 관련 추경안은 결국 이번 임시회에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산 승인에 대한 단서 조항에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따라 붙어야 한다. e프라자 계약기간 만료가 9월이라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연초부터 서둘러 임차 사무공간 확보에 나섰다면 이런 사달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한 시 집행부의 사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원인과 과정에 대해 분명히 짚어보고 관련자에 대해 인사 상 조치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이제껏 그래 왔듯이 제 식구 감싸기로 또 다시 일관한다면 유사한 사건, 아니 이 보다 더 큰 사건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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