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른 사례관리 대상자의 목소리를 허투루 듣지 않은 김포시 구래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박세련(사진, 24) 주무관이 자칫 위태로울 뻔한 홀몸 어르신의 귀한 생명을 구했다.
구래동 행정복지센터 박 주무관은 지난 15일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집중 사례관리 대상 한 모 씨(77)와의 전화 통화 중 한 씨가 평소답지 않게 기운이 없고 먼저 전화를 끊겠다고 하는 말을 듣자 같은 팀 동료와 곧바로 가정방문을 했다.
15분이 채 되지 않아 도착한 한 씨 집 현관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유선 상으로는 찾아오지 말라며 만류했던 한 씨는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박 주무관은 “어르신께서 기력이 없고 움직이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고, 심한 복통 또한 호소하는 상황이었다. 실제 집 전체에서 악취가 풍겼다. 방 안을 둘러보니 배변과 배뇨 조절을 할 수 없었던 까닭에 바닥은 물론 옷과 양말, 이불 등에 배변이 방치돼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씨 상태가 심각한 상황인 것을 직감한 간호직 박 주무관은 병원 이송을 결정하고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씨가 병원 가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고, 직원들은 한 씨를 설득해야만 했다.
한 씨는 가족이 없으며, 당뇨약을 복용 중인 기저질환자다. 이에 구래동에서는 한 씨를 집중 사례관리 대상으로 선별하고 특별히 신경을 써왔으며 지난달 한 씨를 의료수급자로 신청해 둔 것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것이었다. 현재 한 씨는 뉴고려병원에서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팀은 사례관리사업비를 투입해 침구류 세트를 지원하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특화사업인 ‘깔끄미뽀송 이불 빨래 서비스’ 및 애지원복지회 사회적협동조합 ‘주거 내부 청소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 주무관은 “평소 전화를 드리면 기운도 있으시고 전화를 끊을 생각도 안 하시던 분인데 그 날따라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달려갔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어르신 신변에 문제가 생겨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병원 이송을 추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주무관은 “어떻게 보면 모르고 넘길 수도 있는 일이지만 다시 생각하니 이분 삶의 골든타임이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례관리 대상자와의 통화에 조금 더 섬세함과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