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후원금 없이 내년 총선 치른다”
“정치 후원금 없이 내년 총선 치른다”
  • 조충민 기자
  • 승인 2023.12.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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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호 전 의원, ‘쪼개기 후원’ 원천 차단 나서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위해 김포시을 선거구에 지난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힘 홍철호 전 국회의원(김포시을 당협위원장)이 정치 후원금을 받지 않고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구에 따라 선거비용 제한액이 다르기는 하지만 전국 선거구 평균액은 2억1천8백여만 원이다.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 득표한 경우에는 선거비용제한액 범위 안에서 정당하게 지출한 선거비용 전액을, 10% 이상 15% 미만 득표한 경우에는 절반을 돌려받기는 한다.

하지만 정치 후원금 계좌를 개설하면 1억5천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음에도, 2억원이 훌쩍 넘는 선거비용을 자비로 충당하며 선거를 치르겠다는 결심을 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역대 선거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일 것이다. 물론 ‘굽네 치킨’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홍철호 전 의원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의원이 이러한 결정을 한 가장 큰 이유는 김병수 현 김포시장과의 관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병수 시장은 홍 전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일 때 보좌관을 지냈다. 김포시장이란 자리가 각종 사업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다 보니 로비의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더해 김포시장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홍 전 의원 역시 로비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로비스트들은 직접 로비가 잘 먹혀들지 않을 때 정치 후원금 계좌를 통한 불법 후원에 나서곤 한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한 홍 전 의원이 로비스트들의 ‘쪼개기 후원’ 원천 차단을 위해, 이런 저런 구설수를 사전에 막아버리기 위해, 정치 후원금 계좌를 개설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쪼개기 후원’은 현행법 상 개인에 한해 후원 한도액이 500만원인 점을 악용, 다수의 이름을 빌려 500만원 이상의 고액의 후원금을 내는 방식을 말한다.

홍 전 의원의 이번 결정을 전해 들으며 ‘오이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않으며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옛말이 새롭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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