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은 유권자의 날입니다. 유권자(有權者)의 날이 뭐냐고요? 선거권(權)이 있는(有) 사람(者)을 기념하기 위한 날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5월 10일일까요? 어버이날(5월 8일)과 스승의 날(5월 15일) 사이가 비어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제20대 대통령의 임기 시작일이 5월 10일 부근이기 때문일까요? 정답은 우리나라 최초의 선거일이 5월 10일이었기 때문입니다.
1948년 5월 10일은 우리나라 최초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조건을 갖춘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 날입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보통’선거의 조건을 갖춘 선거였다는 점입니다.
보통선거란 일정한 나이를 갖춘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을 주는 선거를 말합니다. 여기서 다시, ‘모든 국민’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모든 국민이 선거권을 가진다는 사실은 평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발상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참정권은 모든 국민이 아닌 ‘성인 남성’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선거권이 인정된 것은 여성운동이 일어난 1800년대 중·후반이었습니다.
프랑스는 1946년, 스위스는 1971년,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에 성인 여성의 선거권을 부여하였습니다. 미국은 1920년부터 여성선거권 부여가 시작되어 1984년에 이르러 미국 전역에서 부여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비추어볼 때, 1948년 성인 여성을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여 보통선거를 치른 우리나라는 굉장한 민주주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임시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19년부터 여성의 선거권을 인정하였습니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선거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선거권입니다.
재·보궐 선거를 제외하면 공직선거가 없는 2021년이지만,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을 기념하여 선거권의 소중함을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